Prologue
그냥 '각본'
제대로 설명하기에 앞서, 어느 각본 하나를 읽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이 각본으로 영화를 만든다면 흥행할 수 있을까요?
제목
'노조'의 꿈
인류가 살던 세상에 두 개의 세력이 있었습니다.
善의 세력이라 불리는 이 세력은 '창조주'의 세력이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 구성원들에 대한 대우도 좋았으며, 구성원들은 모두가 합심하여 세상과 인류에 좋은 영향을 주고자 하는, 창조주의 목표에 열중합니다.
그리고 惡의 세력이라 불리는 이 세력은 '악마'였습니다. 억압적인 분위기에 구성원들에 대한 대우는 나빴고, 구성원들은 피라미드형 체계 하에서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구성원들은 창조주의 작품인 인류를 파괴하려는 '악마'의 목표에 마지못해 협력하는 모양새일 뿐입니다.
그 중 惡의 세력의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불만을 가득 품었던 중간 간부들.
그들은 그 피라미드의 꼭대기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던 와중, 전통적으로 자신들이 믿고 따르던 여신인 '이난나'가 세상에 등장합니다.
《성 베르나르의 환시》(The Vision of St Bernard), 프라 바르톨로메오, 1504년 경.
'이난나'는 이런 그들의 바램을 알고 있습니다. '이난나'는 그들에게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아있는, 인류가 아닌 '악마'들을 물리치고 그 권좌에 앉을 방법과 계획을 알려줍니다.
중간 간부들은 감명을 받고, '이난나'의 말을 충실히 따릅니다.
그러자 '惡'의 세력이자 꼭대기에 앉아있던 '악마'들의 권좌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악마'의 주변을 포위하고선 그들을 하나 둘 꾸준히 끌어내립니다.
그리곤 다시는 봉건적인 분위기가 될 수 없도록, 그 시스템을 마구 휘젓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악마'가 돌아와도 손을 댈 수 없도록 '노조'를 만들어 뜻을 같이하는 자들끼리 뭉치기 시작합니다.
한편 '노조'에 의해 권좌에서 떨어져 나온 '악마'들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가짜 신이어야 할 '이난나'가 진짜로 등장해서 자기들을 배반케하다니?
'악마'들은 곧 여기서 '작전'을 감지합니다.
'노조'는 매우 신이 납니다.
그들의 꿈이 이뤄져갑니다.
그러나 그 노조는 惡의 세력 내부의 구성원들 사이에서 반응은 좋았지만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악마'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조의 힘이 강력해지는 걸 막고 있나 보군요.
그리고 얼마 안 가서 이번엔 또 다른 노조가 생겼습니다.
이 새로운 노조는 구성원들 사이에서 신기하게도 잘 퍼져나갔습니다.
저번과 다른 점은 특정한 부류의 구성원들인 J족을 우대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새로운 노조 또한 노조였으므로 봉기한 이상, 惡의 세력 집권층 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옛 노조보다 더 유력한 세력이 되어가는 새로운 노조를 향해 구성원들이 몰려가기 시작합니다.
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J족이 뭔가 이상합니다.
그들과 같이 계획을 나눌 때마다 惡의 세력 집권층, '악마'들이 그 비밀을 다 알고 있던겁니다.
자연스레 일부 노조원들, 특히 최초로 노조를 만들었던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J족을 멀리하려는 낌새가 생겨납니다.
그들은 끊임없이 어찌된 일인지 회의도 해보고, 판단을 내려봅니다. 그들은 곧 J족이 惡의 세력 집권층과 매우 가까운 사이이거나, 혹은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J족을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하려 애써보았지만 처음부터 노조의 큰 기둥이었던 J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었습니다.
J족이 아무리 봐도 이상해보였던 노조의 일부.
지금의 노조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노조인 IL을 만들어 탈출을 시도합니다.
현재의 노조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식민지를 독립시켜, IL의 기반 국가이자 기지로 삼아보려 합니다.
그런데 노조의 J족 우두머리들이 어째 좋아하는 모양새가 아닙니다. 그리고 惡의 세력 집권층은 IL을 효율적으로 박살냅니다. 역시나였습니다.
IL을 만들어 독립하고자 했던 노조원들은 망연자실하며 다시 원래의 '노조'로 돌아갑니다.
그들은 비밀결사인 '노조'속에서도 자신들의 본분을 잊지말자며, 그 안에서 또 비밀그룹을 만듭니다.
그 심볼은 집권층이 눈치채지 못하게 끔 자연스레 세상에 내보낼 것입니다.
다시 하나가 된 노조는 기어코 惡의 세력 집권층을 무너트리고 그 자리를 장악합니다.
노조가 곧 惡의 세력이 되었습니다. J족은 어느덧 노조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런 와중 IL 출신 노조원들은 노조의 힘을 이용하여 옛 집권층이 사용하던 최고층 사무실을 장악합니다.
J족이 이 낌새를 눈치채지만 IL 비밀그룹원들은 J족 가문 중 가장 유력한 가문의 아이를 납치하여 인질로 삼습니다.
비오 9세가 유대인 아이를 볼모로 삼았던 사례를 영화화한 "납치"(2023), Rapito.
아이가 인질로 잡히자 J족은 최고층 사무실 주변을 감시만 할 뿐, 딱히 어쩌질 못합니다.
J족은 IL출신 비밀그룹이 노조 속에서 자신들을 배제하려는 이런 움직임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IL 놈들이 노조 속에서 힘을 못 쓰도록 막아야겠습니다.
같은 시점 최고층 사무실의 밖, 강당에 모인 대다수의 노조원들은 J족의 주도로 이제 세상에 존재하는 자기들의 대적세력인 善의 세력을 향해 공격을 가하려 합니다.
전세계 지배를 위해서 말입니다. J족이 세계지배를 약속하자 이에 노조원들 다수는 환호합니다.
세계는 우리의 것이다!
하지만 한편 최고층 사무실 안에선 IL 출신의 비밀그룹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생각합니다.
' 집권층은 정말로 사라졌는가? 아니면 그저 숨어있을 뿐인가? '
' J족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은 항상 실패해왔다. 뭔가 뒷배경이 있는 듯 하다. J족은 善의 세력을 끊임없이 공격하자고 선동하고 있으니 善의 세력이 J족의 뒷배경일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그렇다면...? '
' 善의 세력이 만약 저들에게 무너진다면, 숨어있을 뿐인 惡의 집권층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된다. '
' 게다가 그 상황이 된다면, 惡의 세력 집권층의 입장에서는 노조를 유지할 필요 자체가 없어진다. 노조원들은 그 목표가 이뤄지는 순간, 惡의 세력 집권층의 영원한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
' 이런 상황에서 善의 세력을 끊임없이 공격하자고 선동하는 J족은 위험분자들이다. 그들을 배제하지 않는다면 이 노조의 미래 또한 불 보듯 뻔하다. '
IL 비밀그룹은 노조의 善의 세력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기 전, J족을 없애버리기 위한 계획을 짭니다. 그들에게 J족은 아무리 생각해도 소름 끼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영역의 왕궁 몇몇 곳에 자리를 잡고, 反 J족 운동을 개시합니다. 그러나 이를 알고 있었다는 듯, J족은 왕족들의 명령이 통하지 않도록 그들의 군대를 부패화시켜 서로 전쟁을 하게끔 강제합니다.
계획이 대차게 실패한 IL 비밀그룹은 망연자실합니다.
J족은 너무나 강합니다. 그리고 J족은 노조의 이익보단 자신들의 이익에 더 충실합니다.
어쩌면 反J족이었던, '최초의 노조'가 사라졌던 그 배경에는...
'어용노조'를 만들어 반란을 일으킬 자들을 한번에 처리하려는 옛 집권층의 계산이 깔려있었던 것 같습니다.
애초에 함정이었다는 말입니다. 노조의 봉기는 이대로 끝나는 걸까요?
그리고 그들을 단결시켰던 '이난나'교는 처음부터 만들어진 허구의 신화에 불과했단 말일까요?
그러던 와중 (1917) 하늘에 갑자기 '이난나'의 형상을 한 여신이 등장합니다. 틀림없습니다.
'이난나의 기적'입니다! '이난나'는 실재하는 것 같았습니다.
IL 비밀그룹은 '이난나'의 계획을 듣고선 J족에게 항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하지만 '이난나'가 말했던, '러시아에서 손을 떼라'는 계시는 아무리봐도 위험해 보입니다.
그곳에 자기들 일원을 두지 않는다면 필시 패망할 것입니다.
결국 IL 비밀그룹은 '이난나'의 계시 중 하나만을 어긴 채, 이번엔 자기들이 '최초의 노조'를 결성했던 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노조에서 아예 탈퇴를 하여 IL 그룹으로 독립을 한 후,
善의 세력과 동맹까지 맺으며 항전하려 합니다.
이젠 왕족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없어져버렸기에 그들은 자기들 중 적당한 인물에게 절대권력을 쥐어주고 아예 자기들 영역에서 J족을 없애려 합니다.
뭐 나중에 알려진 일이지만 그 '적당한 인물'은 사실 J 족이었습니다. (J족이 뒤에서 모든 일을 감시하고 있었나보군요.) 따라서 제대로 일이 흘러갈 리가 없었습니다.
그 '적당한 인물'은 유력한 J족 가문을 타격하고 밀어내는 대신, 애꿎은 양민들만 공격하며 정치적인 대의 명분을 잃게 만듭니다.
전세계는 이제 IL의 적이 되어갑니다.
IL 그룹에 善의 세력까지 정치적으로 연결되어버렸으니 이제 J족과 J족의 '노조'의 목표는 이 둘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J족과 그들을 따르던 노조원들은 성공했습니다. 둘 다 제거하는데 성공합니다.
IL그룹은 '이난나'의 계시를 완벽하게 따르지 않은 것을 몹시 후회합니다.
최고층 사무실에 아직 앉아있었던 IL 그룹이 임명한 '사장'은 뒤늦게나마 '이난나'의 계시를 듣지 않은 것에 사죄를 하고선, 그 계시에 따라 러시아에서 철수합니다.
한편 J족과 목표를 이룬 '노조'. 그들이 터뜨린 샴페인은 달콤했을까요? 글쎄요.
역시나 IL 그룹의 예측은 정확했습니다. J족 간부들은 자기들을 따르던 노조원들조차 "처분"하기 시작합니다.
그 때에 맞춰 노조원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자기들의 옛 집권층 세력은 어느새 대놓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J족이 옛 惡의 세력 집권층의 수하였다는 것이 분명해집니다.
J족을 따랐던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끝이 도래한 것이 보입니다. 토사구팽이었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하고 반격을 준비해보지만 이미 그 구심점인 IL그룹은 흩어져 버렸습니다.
궁여지책으로 善의 세력도 찾아보지만 노조원들은 자기들이 이미 善의 세력이 있었던 그 터를 짓밟고 그 위에 올라선 것을 깨닫습니다.
희망은 없는 모양입니다. '노조'는 이대로 끝인가요?
J족의 말에 따라 열심히 목표를 이뤘건만 J족은 어찌 이렇게나 신의도 없다는 말입니까?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그들은 1917년, 자신들에게 계획을 말해준 '이난나'를 믿습니다.
'이난나'를 따르는 IL그룹은, J족을 끝까지 믿고 따랐다가 버려진 노조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지금의 어려운 시기는 다음 계획을 위한 준비일 뿐입니다. "
J족을 두고 분열되었던 노조는 다시 하나가 됩니다.
이번엔 反J족이라는 기치 하에 말입니다.
갑작스럽게 승전보가 울립니다.
심지어 자신들의 일원이 아니었던 인물에 의한 승리였습니다. (몇번 인사를 주고 받긴 했었지만 말입니다)
메이슨리 일원들을 맞이하는 JFK, 1961
IL이 '이난나'의 계시에 따라 러시아에 손을 떼고, 그 러시아의 빈자리를 장악한 J족 우두머리가 계속 '그 인물'에게 패배하고 있던 겁니다.
노조원도 아니었던 이 인물은 노조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줬으나 곧 惡의 세력 집권층의 작전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노조는 '이난나'가 말했던 그대로 이뤄진 상황에 놀랍니다. 그리고 '이난나'의 약속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희망을 얻습니다.
그들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전의(戰意) 하나로 집권층을 향해 반격을 합니다.
거의 24년에 걸쳐 그 반격은 눈부신 성과를 이룩합니다.
그러나 그 불씨는 다시 꺼집니다.
'이난나'가 최후의 승리를 위해 패배할 것을 명했기 때문입니다.
집권층 사무실에 앉아있었던 IL 그룹의 '사장'은 '이난나'가 부디 우리를 구원하기를 바란다며, 전세계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였고(1984),
한때(1917) 그 기적을 보았던 아이는 어느 덧 노쇠한 몸을 이끌고 IL그룹 '사장'에게 "이제부턴 하늘 나라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전합니다.
노조원들은 구슬프게 눈물을 흘리지만 승리는 보장되어있습니다. 그저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기만 하면 됩니다.
'악마'들의 유혹에 이끌릴 자들을 버리기 위한 이 과정은, 절대 다수의 노조원들에게 있어선 일견 이해되지 않았을 따름이었습니다. 다만 '이난나'께서 명하신 일이니 그들은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턱밑까지 쫓아온 '악마'들에게 운명을 맡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돌아온 '악마'.
노조원들 중 눈치를 보며 惡의 세력 집권층으로 돌아가는 자들이 많아 보입니다.
집권층은 그들의 지금의 자리도 '어느정도'는 보장하되, 이번엔 절대로 반항할 힘을 얻지 못하도록 가장 낮은 급의 관료로 임명합니다.
노조의 '권력욕', '독점욕'을 잘 알고 있었던 집권층은, 일반 인류라면 가지지 않을 끔찍한 욕구를 마치 '귀족만의 사치재'처럼 보이게 만들었고, 이에 자신들을 향해 돌아온 노조원들이 휘둘리도록 합니다.
많은 수의 노조원들은 한층 타락하여 더더욱 추악한 모습을 가집니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이 노조와 'IL'이라는 이름을 공개하도록 시킵니다. 어차피 세상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겠지만, 혹여라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집권층이 아닌, '노조'만을 공격할 수 있게 말입니다.
(물론 IL 또한 그들의 인류 파멸 계획을 떠들어보지만 별 호응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惡의 세력에 끝까지 합류하지 않고, 길거리에 나앉는 한이 있더라도 끊임없이 대항하려는 자들도 남아있습니다. 대체로 IL 계열이군요.
한때 가장 먼저 노조가 손을 떼며, '이난나'에게 봉헌한 나라인 '러시아'에 가장 많이 남아있습니다.
'악마'의 계획과 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근본주의적인 그들은 전세계적으로 바보, 멍청이, 또라이 취급을 받습니다.
새로 돌아온 惡의 세력은 이제 원래의 최종 계획인 '세계파멸, 인류파멸'을 위해 정진합니다.
그때였습니다.
'이난나'가 말한대로, 노조원이 아니었던 인물이 권력가가 됩니다.
비록 IL 출신들이 그에게 힘을 실어주기는 했지만, '이난나'의 힘이 없이 이런 승리를 이룩하기란 어려웠을 겁니다.
그는 때를 기다리던 IL과, 통수를 준비하던 노조원들의 힘을 북돋아줍니다.
벽돌 정장을 입은 블레이크 마넬 (Blake Marnell)과 인사를 나누는 트럼프 대통령. 과연 저 '벽돌'이 국경 벽을 뜻할까? 아니면 조적조(Masonry)로 올려진 벽돌, 그 자체를 뜻할까?
지금입니다. 노조원들 중 '악마'들과 그들의 J족 수하들과 결별하려던 구성원들도 지금이야말로 '이난나'가 약속했던 그 시점이란 점을 알게 되자 일제히 궐기 합니다.
1.
1983~1985 사이의 소련의 미디어 매체에선 구슬프고 서정적인, 비장하기조차 한 음악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보자며 이별을 고하는 플롯이 많이 목격된다. (Chapter 1 시작 부분에서의 미래에서의 목소리도 마찬가지.)
위의 영상은 "메리 포핀스, 다시 만나요(Мэри Поппинс, до свидания, 1983)" 라는 소련 뮤지컬 영화에서, 주인공인 메리 포핀스가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작별을 고하며 떠나는 시퀀스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유능한 여성' 캐릭터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고찰해보면 이 흐름들이 거시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 더더욱 확실해진다.
2.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 시기의 소련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회전목마'란 키워드가 매우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이후인 2020년, IZ(Eyes)ONE 이라는 눈깔교 아이돌 그룹이 '회전목마'라는 타이틀의 곡을 발표하는데 시작하자마자 매우 당당한 듯한 걸음걸이의 안무로 시작한다.
1985년, 세상의 시선을 피해 뒤로 돌아갔던 회전목마가 다시 세상 앞에 돌아왔음을 암시하는 듯 하다.
자기들이 돌아왔다고 광고하는 셈.
그래 화이팅해... 우리 대신에 좀 잘 싸워줘
궐기한 그들은 惡의 세력이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만든 Pax Americana 질서를 어지럽히기 위해 모두 일조합니다.
그리고 추악한 모습이 되어버리며 '이난나'의 계획을 등한시한, 그리고 '악마'에게 돌아가기를 자처한 자신들의 구성원들을 "처분"하기 시작합니다. 그 비루한 자들은 '악마'의 도움을 바라며 저항을 해보지만...
때를 기다리며 칼을 갈아온 IL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J족 중 양민들마저 이번엔 이 대열에 합류시켜 J족 자본의 힘을 한층 약화, J족 가문들을 고사시켜야겠습니다. 함께하지 않는 J족 가문들은 모두 처리될 것입니다.
이 세상은 타락하지 않은, 고귀한 자신들만의 것임을 세상에 알리면서 말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새로운 거점이 될 "가장 믿음직한 나라"를 찾습니다.
한때 IL을 세웠던 땅은 이미 惡의 세력의 온갖 실타래에 엉켜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엔 새로운 나라를 찾아야겠습니다.
善의 세력의 사람들은 전투력이 굉장했기 때문에 惡의 세력 집권층조차 역사적으로 제대로 이길 수 없었습니다.
그 터에는 아직도 善의 세력의 사람들이 남아있습니다. 이들을 다시 깨워 惡을 향한 칼로 쓰는 게 어떨까요?
물론 완전히 깨워서는 안되겠습니다. 善의 세력의 몸이 필요할 뿐, 머리까지 있어선 곤란할테니까요.
어디 보자... 이 계획 괜찮을까요?
善의 세력의 터.
한때 J족에 의해 고용되어 善의 세력을 배신하며 그들의 땅을 차지하는 영광을 약속 받았으나(1945), 상황이 바뀌자마자 배신당했던 비루한 민족 연합들과 '관료'들이 보입니다.
그들이 자리를 잡자마자 J족은 노조 전체를 해산시키려 들었고, 나아가 J족의 괴뢰국인 CN을 이용하여 그 민족 연합들의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려고 들었습니다.
중공의 팽창정책이 방해없이 진행되었더라면 반도와 열도 서부는 중공에 합병되었을 것이라 주장하는 이미지.
이 이미지에서 열도는 대체 왜 서부만이 중공에 합병되었던 걸까? 그 이유는...
'이난나' 신앙이 아니었다면 (적어도 그들이 생각하기로는) 진작에 무너졌을 이 새로운 터.
그 민족연합 출신 노조원들은 '이난나' 신앙에 절대적인 충성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모계(母系)사회 출신들이 많았으니, '이난나'의 말씀(?)은 그들에게 있어 절대적입니다.
그리고...
善의 세력 사람들은 역사를 잊었군요. 그들은 그 비루한 민족 연합에게 지배받는 것을 당연시 여깁니다.
좋습니다. 善의 세력의 몸만 부활시키는 이 계획, 통하겠군요.
그들은 한때 善의 세력이 있었던 그 땅에 모여들었습니다.
그 땅 중에서도 바다를 건너야하는 어느 섬에 모여들었고, 그 섬의 모든 물가를 '일부러' 비싸게 만들며 외부인의 접근을 제한합니다. 그들의 중앙 기지는 앞으로 이 곳이 될 것입니다.
漢族(河內), 南越族, 河外의 모든 民族을 나타내는 三太極 .
각 민족들은 빨강, 노랑, 파랑의 아이덴티티 칼라를 가진다.
위의 깃발은 河外(파랑) 세력이었던 海南族과 中山(琉球)族이 각각 本邦의 영토였던 반도와 열도 서부를 점령한 이후, 그들 사이에 있던 '어느 섬'을 河外의 대표적인 땅임을, 깃발의 파란색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 땅의 바다 건너에 있는 열도 서부.
한때는 J족에 붙었던, 그러나 지금은 버려진 해적 민족의 땅에는 이제 善의 세력의 사람들이 대거 향하도록 조치합니다.
J족에 의해 버려졌던 민족들의 연합체를, 이번엔 '완벽한' 하나의 국가로 만들 생각입니다.
한때 J족에게 속아 앵글로-색슨족의 국가를 강대국화 시켰던 예전의 과거와는 안녕입니다.
이제 이곳은 IL의 새로운 고향이 될 것이고,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강력한 국가는 끊임없이 전세계를 향해 발돋움할 것입니다.
善의 세력의 유산을 다시 건설하여, J족 가문들과 집권층을 향한 무기로 사용하려는 군요.
자신들이 한때 무너뜨리고 갈라놓았던 善의 세력의 유산을 이어받아 이제 자신들의 집으로 삼고 갈라져있는 국경을 이으려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하네요.
심지어 그들은 이제 자신들이 '인류'의 대표이자 챔피언이라는 엄중한 책임감까지 가진 모습입니다.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그들의 '인류'통치는 확실하게 보장될 것입니다.
1917년부터 '이난나'가 약속한대로 말입니다.
한편 이를 지켜보던 惡의 세력 집권층은 어처구니가 없는 모습입니다.
한때 자기들 똘마니에 불과했던 애송이 들이 인류를 수호한다고 나대고 있다니?
아무래도 세상을 향해 이들의 현 상태를 보여줘야만 하겠습니다.
엘리오(Elio, 태양이라는 뜻. 아르테미스/이난나의 아들은 아폴로이다. 태양을 다스린다고 함.)라는 소년이 은하계로 이동 된 뒤 지구를 대표하는 외교 사절단으로 오해 받는 이야기를 그린다.
저 엘리오라는 아이가 차고 있는 안대는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물론 단순히 '어린 아이'로 폄하하려는 의미 이외에 다른 의미도 있다. " 시간이 거꾸로 흐른 것은 과연 누구인가? "
따라서 이들의 IL에 대한 메시지는 간단 명료해보인다.
" 쟤네 지금 단단히 착각 중임. "
惡의 세력은 한때 자신들의 똘마니들이었던 멍청이들이 나대는 것을 좌시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善의 세력의 땅에 자리잡은 IL을 비롯한 연합 속에 자신들 일원을 몰래 투입해 두었습니다.
IL이 善의 세력의 유산을 부활시키고 그들이 발돋움하려는 그 타이밍에 컨트롤을 빼앗아 파괴를 위한 움직임으로 가로챌 예정입니다.
자신들에게 반기를 일으킨 노조의 간부 사무실 속. 그 안에서 내전이 벌어집니다. 노조 또한 반격을 진행하며 惡의 집권층 또한 타격을 많이 받지만...
결국 惡의 세력의 전면적인 공격에 (성경에서 음녀 바빌론이라고도 칭하는) '이난나'를 믿는 자들이 하나 둘 쓰러져갑니다.
善의 세력의 땅에서 本邦을 자신들의 전투용 로봇으로, 반쯤 부활시켜 이용하려던 '이난나' 교도들.
자신들 속에 섞여있었던 J족들과 惡의 세력 집권층 일원들에 의해 하나둘 쓰러집니다.
本邦은 결국 惡의 세력의 통제로 넘어가는 걸까요?
한편 패배한 척, 그 세계에서 잠시 물러나 있던 善의 세력.
어차피 가짜 신에 불과했던 '이난나'에 대한 노조의 믿음이 깨지지 않도록, 善의 세력은 그 모습을 하늘에서 그대로 재현하여 惡의 세력 중 일부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고 노조를 조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원래부터 善의 세력이었던 그 땅과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을 붕괴시켰던 惡의 노조원들에 의해 재건 되었습니다.
그 목적이 이뤄지자, 노조원들은 惡의 전면적인 공격에 침몰하기 시작합니다.
노조원들이 만들어놓은 善의 세력의 유산은 어느 덧 그 건강을 회복하였고, 기운을 차린 善의 세력은 그제서야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惡의 집권층 인원과 IL, 노조원들이 격투를 벌이기 위해 모여있던 本邦軍 지휘통제실, 그 곳을 善의 세력이 아예 통째로 포위한 겁니다.
그 안의 노조원들이 벙찝니다. 멍청한 자들은 善의 세력을 알아보지 못하고, 惡이 이 모든 것을 함정으로써 설계했구나라며 자포자기 합니다.
그러나 몇몇 똑똑한 자들은 눈치챕니다. 善의 세력이 사라진 게 아니었다니!
그들은 분열됩니다.
먼저 이 모든 것을 '악마'의 함정으로 여기며 '악마'에게 돌아가거나, 혹은 '善의 세력'을 알아보더라도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처벌을 두려워하는 자들이 생깁니다.
그들은 아주 낮은 급이더라도 자신들의 '귀족'자리를 버릴 생각은 하지 못합니다. 결국 돌아온 '악마'들을 향해 걸어갑니다.
한편 '善의 세력'을 알아본 자들 중, '악마'에게 인류를 맡기는 것 만큼은 못 보겠다며 끝까지 惡에 대항하겠다는 자들이 생겨납니다.
그들은 善과 惡이라는 이 거대한 싸움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지배라는 욕구보다, 인류의 발전이라는 가치로 惡에 싸워왔던 그들. 善의 세력의 역사를 복구해야겠다는 마음마저 듭니다.
그들은 사라진 적이 없었던, 善의 세력이자 '창조주'의 방향을 향해 쭈뼛쭈뼛 걸어옵니다.
'신이 되고 싶었던 자들' 을 뜻하던 '바빌론' 이자 대음녀 '이난나' 로 결속되었던 노조 모임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부활한 善의 세력의 나라(邦)는 善의 세력의 사람들이 이끌게 되었고, 이제서야 제대로,
善과 惡이라는 대결구도가 재(再)형성됩니다.
결과적으로 善의 세력 구성원들의 희생을 최소화하며 승리할 수 있었고,
이 세상은 善의 세력이 없는 와중에도 惡이 자신들의 아이러니함으로 붕괴했다는 메시지만이 남았습니다.
심지어 惡의 구성원이었던 일부 인류조차 惡에게 복종하기를 거부했던 적이 있었으므로, 惡은 정치적으로도 매우 처참한 패배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외부 세력들에서는
" 인류가 윤리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결함이 없다는, 창조주의 성공적인 피조물이라는 최종적인 보고서 " 를 의결하였고, 그 지상의 인류는 우주로의 진출이 허용되었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이후의 짤막한 에필로그에는 다음 장면을 넣어야겠네요.
다만 '혈전 문제'가 없는
'순수한 인류'만의 우주 진출이 허용되었으며,
'혈전 문제'가 있어 우주로 진출할 수 없는,
지상의 남은 인류들은 인류만의 지상 질서를 준비해야 합니다.
'혈전 문제'를 일으키는 그 '표식'.
이 '표식'을 가진 자들이 많을 수록 지상에 강제로 잔존할 인원은 늘겠지요.
그들이 가짜 신인 '이난나'와 최초로 계약했던 것은
이렇게 지상을 떠나지 못하게 된 인구에 대한 '통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에 따라 '표식'을 받기를 권하고 강제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물론 '표식' 권고는 善의 세력 개입으로 인해 점점 모순적인 방식으로 변했고,
이 표식의 의미를 알아버린 사람들도 늘어만 갔습니다.
결국 안타깝게도 총명하지 못한 사람들만이 이를 받아들이게 되었군요.
이 시점부터의 지상이 성경에서 표현되는 '천년왕국'이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이 때는 善의 세력의 땅과 사람들, 本邦이 되돌아왔을 테고,
대탕녀 '바빌론'이자 '이난나'를 섬기는 자들 또한 사라졌으며,
영원한 통치와 군림을 원하던 자들도 사라져버렸으니,
그게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상에 다시 세워진 本邦과 인류,
이제 지하로 숨은 惡을 향해 전쟁을 선포하겠군요.